"늦게까지 얘기 좀 더 나누죠"
회식 끝자락, 민서는 스물셋 인턴 지민의 손목을 붙잡았다. 술집 불빛이 그의 턱선을 파르르 떨게 했고, 손목의 맥박이 너무 빨랐다.
언니, 여기서...?
지민의 속삭임이 민서의 귓속으로 스며들었다. 그의 숨결은 소주 냄새와 젊은 피 냄새가 섞여 있었다. 민서는 남편이 결혼기념일에 새로 산 시계가 500만원 넘는다는 말을 아까 회식에서 했었다. 그 시계가 지금 그녀의 손목 위에서 차가운 광택을 발하고 있었다.
훑어내리는 시선의 온도
민서는 지민이 자신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호감이 아니었다. 사냥개가 흥분해서 꼬리를 흔드는 듯한, 본능에 충실한 시선이었다.
내가 그의 눈에 뭘로 보일까? 결혼 7년 차, 아이도 없는, 남편은 이미 집에 들어가버린 여자?
그 시선에는 젊은 남자들이 종종 품는, 자신의 힘을 시험해보고 싶은 충동이 담겨 있었다. 민서는 그것을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이미 너무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 새벽 2시 47분
"여기서 할까요?"
지민이 민서의 차 조수석에서 말했다. 그의 손이 민서의 무릎 위로 살며시 올라왔다. 손가락 하나하나가 떨리고 있었다.
너는 몇 살이야?
스물세요.
그럼 나는 너보다 열한 살 많구나.
근데 언니는... 젊어요.
지민의 손가락이 민서의 치마 자락을 조심스럽게 건드렸다. 그 순간 민서는 남편이 지난 주에 "우리 이제 아이 낳을까?"라고 말한 게 생각났다. 그녀는 그때 대답을 피했었다.
젊은 피의 본능이 움직이는 순간
이건 나쁜 짓이다.
민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민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으로 더 들어올 때, 그녀는 미묘하게 벌어진 다리를 의식했다. 그것은 의도된 것이었는지, 아닌지조차 모르겠었다.
지민의 숨결이 민서의 목덜미에 닿았다. 젊은 남자의 숨결은 뜨거웠고, 불안하면서도 야망에 찬 그 무엇이었다. 그는 민서의 귓불을 살짝 물었다.
언니, 나 진짜...
그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민서가 그의 손을 잡아서 더 위로 올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가장 민감한 곳에 닿는 순간, 눈을 감았다.
아침 7시, 민서의 집
민서는 샤워를 하고 나왔다. 남편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침대 옆 테이블 위에 놓인 남편의 시계를 바라봤다. 그 시계는 500만원짜리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값비싼 뭔가를 민서는 새벽에 얻었다.
나는 뭐를 한 걸까.
그녀는 잠시 창밖을 바라봤다. 지민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아마도 푹 잠들어 있을 것이다. 스물세 살의 몸은 피곤함을 잘 모른다. 하지만 민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을.
권력의 미묘한 이동
젊은 남자들은 종종 자신이 모르는 사이, 더 나이 많은 여자에게 끌린다. 그것은 단순한 성적 끌림이 아니다. 그들은 무언가를 시험하고 싶어 한다.
내가 얼마나 강한가. 내 젊음이 얼마나 유효한가.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가 일어난다. 그들은 자신이 시험받는 입장에 놓인다. 민서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지민이 그녀의 몸 위에 있을 때, 그는 민서의 반응 하나하나에 긴장하고 있었다.
민서는 그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녀의 손길에는 이긴 자의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방금 전까지는 패배자였다. 양쪽 모두 패배했고, 양쪽 모두 이겼다. 그것이 이 경기의 묘미였다.
젊은 피의 비극
이건 지속될 수 없는 거야.
민서는 알고 있었다. 지민은 곧 다른 스물세 살 여자들과 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평생 민서를 기억할 것이다. 그녀는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젊음을 무기로 시험한 무대였다.
그리고 민서 역시, 지민을 기억할 것이다. 그녀가 처음으로 남편의 시계가 주는 권위를 벗어던진 순간. 그녀는 그 순간을 지민의 뜨거운 몸으로 기억할 것이다.
마지막 질문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당신의 나이보다 훨씬 젊은 욕망을 느꼈는가? 그리고 그 욕망이 당신 안에서 무엇을 움직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