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친구 결혼식날, 남편은 전 여자친구에게로 떠났다… 그리고 아내가 침대에 남긴 것

결혼식 당일, 남편은 LAX행 비행기를 탔다. 그가 남긴 것은 한 장의 메모와 정장 한 벌뿐이었다. 빈 침대 위에서 아내는 눈물보다 뜨거운 복수를 시작한다.

결혼식복수불륜욕망이별
친구 결혼식날, 남편은 전 여자친구에게로 떠났다… 그리고 아내가 침대에 남긴 것

침대 위에 남은 정장 벌어진 채로 누워 있었다. 마른 세탁소 냄새와 함께 스며든 그의 체취. 지우는 천천히 재킷 단추를 풀어헤쳤다. 숨겨둔 카메라가 빨간 불빛을 은은하게 뿜어내는 걸 확인한 뒤, 그녀는 셔츠 단추를 하나씩 눌렀다. 가슴골이 드러났을 때, 숨이 막혔다. 아니, 숨을 붙잡은 건 그녀 스스로였다.

“준혁이 입던 옷이야. 이제 니가 입어줘.”

카메라는 고개를 끄덕인다. 익숙하지 않은 눈빛이지만, 분노 뒤에선 뜨거운 호기심이 일렁인다.


1. 결혼식 당일 07:14

친구 진우의 초대장이 튀어나온 서랍. 준혁은 그걸 한참 내려다보다가 주먹으로 눌렀다. 아침햇살이 미닫이문 사이로 길게 떨어졌다.

“오늘 진짜 못 가겠어.”

지우는 샤워를 마치고 나와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차가운 물방울이 이마에서 목덜미로 흘러내렸다.

“가야지. 너희 다 떠나갔잖아.”

준혁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뒷주머니에서 꺼낸 항공권을 탁상 위에 내려놨다. LAX행, 출발 08:50. 결혼식 시작보다 30분 먼저.

지우는 수건으로 머리를 털었다. 떨어진 물방울이 항공권 위에 번졌다. 잉크가 번지기 시작했다. 새까만 구멍 하나가 생겼다.


2. 빈집 12:03

결혼식이 시작될 시간, 지우는 혼자 와인을 따랐다. 거실 전등 대신 조명 몇 개만 켜둔 채. 병뚜껑을 뽑는 소리가 너무 커서 손가락으로 입을 막았다.

침대로 향했다. 매트리스 스프링이 삐걱이 울렸다. 준혁이 누워 있던 자리, 아직 체온이 남아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지우는 천천히 정장 재킷을 벗겨 옆에 두고, 셔츠 단추를 풀었다. 셔츠는 뜨거웠다. 그가 입고 있던 셔츠처럼.

“너 없는 동안, 이 자리를 어떻게 채우지?”

이불 속 손끝이 허리를 타고 내려갔다. 처음엔 떨렸다. 그러나 곧 떨림이 무릎으로, 발끝으로 퍼졌다.

카메라는 고개를 들어 잡았다. 렌즈가 침대를 한 바퀴 돌며 닫힌 문, 흩어진 옷, 그리고 그녀의 움직임을 묵묵히 받아적었다.


3. 정장 속 메모

지갑을 들여다보니, 여권 대신 작은 메모 한 장이 들어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상상 속에서만 너를 만나고 싶지 않아.”

글씨 끝에 물이 스며들어 번져 있었다. 눈물인지, 와인인지, 아니면 지우가 흘린 땀인지는 분간할 수 없었다.


4. 복수의 첫날밤

21:07, 지우는 남편의 정장을 다시 입었다. 하지만 단추를 채우지 않았다. 가슴이 드러난 채, 그녀는 거울 앞에 섰다.

“이 옷 안에선 내가 아니라, 네가 날 원했던 모습이 들어 있어.”

거울 속 지우의 눈이 반짝였다. 그건 눈물이 아니었다.

카메라는 계속 돌아갔다. 셔터가 눌릴 때마다, 떨림이 한 번씩 생겼다.


5. LAX에서 온 문자

밤 23:46, 휴대폰이 진동했다.

준혁: “도착했어. 내일 아침 연락할게.”

지우는 답장을 쓰다 말았다. 그녀는 대신, 셔츠 단추를 다시 채우며 침대 시트를 흔들었다. 소리 없는 비명이 터졌다.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6. 여자들이 사는 서울의 밤

나영의 경우

나영은 결혼 6년 차. 남편도 대학 동창 결혼식에 갔다. 그녀는 혼자 집에 있었다. 결혼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 봤다. 남편이 찍은 사진. 그리고 댓글.

“여전히 아름답네.”

나영은 남편의 노트북을 열었다. 검색 기록.

[전 여자친구 이름] + 결혼 [전 여자친구 이름] + SNS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하지만 이번엔 질문이 아니었다. 선언이었다.


7. 다음날 아침 06:18

지우는 준혁의 정장을 다시 걸었다. 단추는 모두 채워져 있었다. 카메라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빨간 불빛이 꺼져 있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었다.

지우: “진우 결혼식 잘 끝났어. 너 없이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8. 욕망의 새 지도

지우는 거울 앞에 섰다. 정장을 입은 자신이 아니라, 속옷 한 벌만 입은 자신이 비쳤다.

“이제부터 이 침대는 네가 아니라, 나의 욕망의 자리야.”

카메라는 다시 켜졌다. 렌즈가 천천히 그녀의 발목을 거슬러 올라갔다.


9. 마지막 질문

준혁이 돌아올 날이 올까?

지우는 정장 옷걸이를 쳐다봤다. 이제 그 옷은 비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차올랐다.

“돌아오면 뭐해. 내가 먼저 갈래.”

카메라는 끊임없이 기록했다. 그녀가 남긴 것, 그리고 그녀가 가져갈 것.


친구의 결혼식날, 남편은 전 여자친구에게로 떠났다. 그리고 아내는 침대에 남긴 것이 아니라, 그 빈자리를 다른 욕망으로 채웠다.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