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숨소리가 겹치는 새벽 2시 34분
민재는 새까만 눈을 감은 채 옆칸에서 몸을 뒤척였다. 시은은 이불 끝을 꼭 잡고 천장만 바라봤다. 나는 그 사이에 누워 두 사람의 숨결을 하나하나 세고 있었다.
민재야, 너도 시은이처럼 내 목덜미에 숨을 흩날리고 싶니.
고개를 살짝 돌렸다. 민재의 손이 침대 끝으로 흘러내리는 바람에 손등이 내 허벅지에 스칠 뻔했다. 반사적으로 다리를 떨었다. 시은은 그 떨림을 느꼈는지, 눈을 감은 채로 미소 지었다.
욕망은 적색 신호 두 개 사이에 끼어 있는 노란불
셋이 모인 밤, 우리는 누구도 먼저 손을 내밀지 못했다. 대신 서로의 침묵을 주워 담으며, 숨겨야 할 감정을 끌어안았다. 시은은 민재를 좋아했고, 민재는 나를, 나는 시은을 원했다.
삼각썸에서 가장 강렬한 건 액수가 아니라 방향이다. 내가 민재를 원한다고 민재가 나를 원할까? 시은이 민재를 원한다고 시은이 내 입술을 피할까?
만약 지금 내가 민재에게 키스한다면, 시은은 눈을 뜰까 아니면 더 단단히 감을까?
그 질문만으로도 내 가슴이 두 방향으로 찢어지는 듯했다.
잠긴 방에서 삼각형은 불가능하다
나는 27살, 민재 28, 시은 26. 회사 옥상에서 ‘작별 인사’ 한 잔을 하다가 술집으로, 술집에서 민재의 원룸으로 밀려들어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었다.
민재: "오늘은 그냥 죽어라 누워만 있자."
시은: "그래, 말하지 말고 있자."
나: (침대 킹사이즈인지 트윈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말이 없을수록 욕망은 선명해졌다. 민재가 시은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면, 나는 민재의 손등을 쳐다봤다. 시은이 내 어깨에 살짝 기댔을 때, 민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튿날 아침, 민재는 화장실에 간 사이 시은이 속삭였다.
"나, 민재 좋아해. 너도 알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은은 잠시 눈을 붉혔다가, 내 손등을 살짝 쥐었다.
"그런데 왜 네 심장이 내게 뛰는지 모르겠어."
나도 몰랐다. 민재를 원하는 건지, 시은을 원하는 건지. 혹은 둘 사이에 끼어 있는 텅 빈 공간을 원하는 건지.
금기는 욕망의 퍼즐 한 조각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삼각관계의 진짜 끌림은 ‘거절당할 가능성’이라고. 누군가를 얻을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동시에 누군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섞인 불안이야말로 가장 강렬한 도파민을 쏟아낸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도 선택하지 못했다. 선택은 끝이었으니까.
셋의 침대에서 가장 두려운 건 아침이었을까, 아니면 누군가 먼저 입술을 맞추는 순간이었을까?
숨결이 끝나는 곳에
나는 아직도 그날 밤 민재와 시은 사이에 끼어 눈을 감는다. 그때마다 똑같은 질문이 번쩍인다.
그래서. 네가 민재의 손을 잡았다면, 시은의 눈을 마주쳤다면, 너는 정말 그 사람의 키스를 기다린 걸까? 아니면 두 사람이 너를 향해 내민 침묵의 화살이 더 달콤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