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그녀가 삼킨 순간, 나는 목끝에서 울컥였다

키스 한 번 없던 오후, 그녀가 무릎 꿇고 삼켰을 때 느낀 텅 빈 뼈 속—그리고 흘러내린 눈물의 무게. 욕망 뒤에 남은 허공과 부끄러운 연민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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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삼킨 순간, 나는 목끝에서 울컥였다

“이제 괜찮아?”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입술은 아직 축축하고, 눈동자는 진한 침 끝에 젖어 있었다. 나는 대신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때 목끝에 뭔가가 툭 떨어졌다. 뜨거운 게 아니었다. 차라리 차가운 공기 하나가 턱밑에 박혀 버린 느낌. 키스 한 번 없던 오후였다. 그녀는 무릎을 꿇었고, 나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둘 다 숨소리를 조심했다. 첫 번째는 흥미였고, 두 번째는 ‘확인’이었다. 그녀가 더 느리게, 더 깊이 움직일수록 나는 손끝으로 그녀 머리카락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때 시야가 흔들렸다—not 오르가즘 때문이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일 때마다, 순수하게 눈을 감는 모습이 거꾸로 보였다. 권력이 아니라, 내가 하필이면 그 자세를 시켰다는 사실이 견뎌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삼켰다. 한 번, 두 번, 삼킴소리는 작았지만 방 전체가 울렸다. 나는 허공을 봤다. 뱃속이 비었다—아니, 뱃속보다 한겹 더 밑, 뼈 속이 텅텅 비었다. 눈물이 올라왔다. 왜? 물론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은 아니었다. 다만 이상했다. 끝이 아니라 출구가 없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끌어당겨 볼에 묻었다. 눈물이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냄새는 비누와 침, 그리고 뭉근한 전구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거나, 못하는 척했다. 나는 그녀의 귀 뒤로 손가락을 넣고, 그 자리에 머물렀다. 떨림이 손끝에서 발끝까지 퍼졌다. 눈물은 계속해서 내렸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눈물이었다. 단지 무게만 있었다.

나영이는 정우에게 두 번째를 했다. 첫 번째는 술자리 뒤였고, 정우는 고맙다며 그녀를 택시에 태웠다. 일주일 뒤, 정우는 다시 연락했다. 나영아, 오늘 오후에 시간 돼? 그들은 모텔로 향했다. 문이 닫히자마자 나영이는 무릎을 꿇었다. 정우는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이번엔 반응이 달랐다. 나영이가 고개를 들었을 때, 정우의 눈가가 붉었다.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려왔다. “미안, 갑자기…” 그는 나영이를 끌어안았다.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아무 말이 없었다. 나영이는 그의 가슴에 귀를 대고 들었다. 현기증. 맥박은 꽤나 빨랐다. 정우의 가슴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려 둥근 방울을 만들었다. 그 방울이 턱끝에 닿기 전, 나영이는 내려다보며 속삭였다. “나도 그래.” 그녀는 정우의 눈물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눈물은 투명했지만, 손끝에 닿자 반짝였다. 둘은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 문득, 나영이는 정우의 눈물을 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올라왔다. 눈물은 서로의 어깨로 흘러들어갔다. 그래도 말은 없었다. 말이 필요 없었다.

당신도 그런 적 없었나요—삼켜진 순간, 오히려 내 안에 더 깊은 공동이 패이는 느낌.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당신은 과연 무엇을 넣으려 할까. 단순히 육체만을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 안에 있는 당신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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