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내 입술이 그녀의 첫 경험이 된 순간, 우리는 이미 범죄자였다

키스를 가르쳐달라는 말, 그 뒤에 숨겨진 욕망과 범죄적 집착. 단 한 번도 입술을 맞춰본 적 없는 그녀를 가르치는 동안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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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키스...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유리엔은 떨리는 손으로 커피잔을 돌렸다. 머그잔의 손잡이를 두 바퀴 반쯤 돌리다 말고, 다시 반 바퀴를 돌려 제자리로. 그 반복되는 작은 동작이 그녀의 긴장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피부가 따끔거렸다. 마치 어두운 방 한가운데 불이 켜진 듯한 느낌. 그녀는 몰랐겠지. 이게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는 걸.

입술 위의 빨간 경계선


"왜 나한테?"

내가 물었다. 유리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마도 처음으로 선배라고 부르지 않고 '나'라는 말을 들었을 테니까. 그렇게 부르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이에 무언가가 금이 가고 있었다.

"다른 사람한테는... 못하겠어요."

그 순간 이해됐다. 이건 단순한 키스 레슨이 아니었다. 내가 그녀의 첫 경험의 관문이 되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제안을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아니,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첫 레슨, 혀끝의 밀실


다음 주 화요일, 학교 뒤편 허름한 카페의 지하 스터디룸을 빌렸다. 3시간에 5천원. 그 작은 돈으로 우리는 세상과 단절되는 공간을 샀다.

"입술이 먼저예요." 나는 유리엔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쌌다.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눈이 흔들렸다. 마치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총구를 들이대는 사람처럼.

"혀를 먼저 쓰면... 순수한 느낌이 사라져요."

내가 말했다. 실제로는 순수라는 말 대신 '먹잇감'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유리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믿고 있었다. 내가 그냥 가르쳐주는 거라고.

우리의 첫 키스는 조심스러웠다. 입술이 살짝 닿는 것으로 시작해, 서서히 압력을 늘려갔다. 그녀의 숨결이 뜨거워질수록 나는 더 깊숙이 들어가고 싶어졌다. 이건 가르치는 게 아니야. 나도, 그녀도 알고 있었다. 단지 '가르침'이라는 이름으로 욕망을 정당화하고 있을 뿐이었다.

"선배... 혀가..." 유리엔이 말했다. 목소리가 떨렸다. 두려움이 아니라, 뭔가를 깨닫는 순간의 떨림이었다.

두 번째 이야기, 민서의 사각지대


같은 해 겨울, 나는 민서라는 여대생에게서 같은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저는 키스는 해봤는데... 제가 너무 못하는 것 같아요."

민서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웃었다. 24살, 스물네 번의 키스 경험. 그리고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는 사실.

"남자들이 다들 똑같은 표정을 해요. 끝나고 나면 '괜찮다'고 하지만... 눈이 말해줘요. 실망했다고."

나는 민서의 입술을 바라봤다. 유리엔과는 전혀 다른, 이미 경험에 길들여진 입술. 하지만 그녀 역시 뭔가를 배우고 싶어 했다.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원하게 만드는 법을.

"눈을 감아요."

나가 말했다. 민서는 순순히 감았다. 그녀의 눈꺼풀 위에 손가락을 대고 살살 그려갔다.

"키스는 숨결이에요. 상대방이 숨을 쉬는 방식을 먼저 느껴요."

우리의 두 번째 키스는 계산적이었다. 민서는 내가 가르쳐주는 대로 혀를 움직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둘 다 깨달았다. 키스를 '잘한다'는 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건 얼마나 원하는지의 문제였고, 우리는 서로를 원하고 있었다.

"선배는 왜 이런 걸 가르쳐줘요?"

민서가 물었다. 오늘 밤 만으로는 여섯 번째 키스 끝에.

"그냥... 가르쳐주고 싶어서?"

나는 말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다. 나는 그녀들이 나에게 배우고 싶어 할 때마다 뭔가가 채워지는 걸 느꼈다. 마치 내가 누군가의 첫 페이지에 서명하는 것처럼.

우리가 금기에 끌리는 법칙


왜 우리는 가르침이라는 이름으로 욕망을 포장하는가?

심리학자들은 이를 '스승 착각症'이라고 부른다.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수한다는 착각 속에서 실제로는 지배慾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키스를 가르친다는 건 마치 그녀의 첫 순수를 교정한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더 깊은 이유가 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첫 경험에 끌린다. 그건 단순한 소유욕이 아니다. 내가 아니면 누구도 이 순간을 줄 수 없다는 착각이다. 그 착각이 우리를 열광하게 만든다.


유리엔은 지금도 종종 연락한다. "선배 덕분에 잘 키스하게 됐어요"라고. 그녀는 모른다. 내가 가르쳐준 건 키스가 아니라 어떻게 원하는지를 배웠다는 걸.

민서는 연락이 끊겼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를 기억한다. "가르쳐줘서 고마웠어요. 하지만 진짜 배운 건... 제가 원하는 걸 말하는 법이었나 봐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녀들에게 키스를 가르친 게 아니었다. 나는 단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우는 법을 보여준 것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도 배웠다. 가르침이라는 이름으로 욕망을 정당화하는 법을.

당신도 누군가에게 '가르쳐준' 적이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배우면서 실은 가르치고 싶은 순간이 있었던가?

그 입술이 처음이 아니었다면, 너는 여전히 그녀를 가르치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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