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이별 후 그의 플라스틱 셰이커 속에 남은 여자의 냄새

그가 단백질을 마시는 순간, 사실은 너의 냄새를 기억하려는 몸부림이었다. 이별 후 끝없는 몸짓들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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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민서 냄새 안 남았네"

셰이커를 거꾸로 세우는 순간, 찬물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는다. 민서가 떠난 지 47일째, 김준혁은 아침마다 이 검정 플라스틱 통을 물로 헹군다. 세제 냄새만 남는다.

그녀가 쓰던 바닐라 향 단백질 가루는 이미 오래 전에 버렸다. 대신 무향에 가까운 초코맛을 샀다. 하지만 민서가 떠난 첫날부터, 그는 매일 아침 이 셰이커를 물로만 흔들어 마신다.

"야, 너 아직도 그거 민서 거 쓰는 거야?" 헬스장에서 동기가 물었을 때, 준혁은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입술이 닿았던 스포이트를 아직도 매일 빨고 있다.


단백질 냄새 속에 숨겨진 너의 체취

민서가 떠난 이유는 단순했다. "너무 힘이 들어. 너의 몸만큼이나." 그 한마디가 준혁의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왜 하필 단백질이야? 왜 하필 이 쓴맛이야?

그는 알고 있다. 이 가루 냄새가 자신을 지독하게도 민서의 침대로 돌려놓는다는 걸. 그녀는 매일 새벽 운동 끝나고 돌아와, 땀 젖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했다. 그때마다 코 끝에 스며드던 게 지금 이 단백질 냄새였다.

그녀의 땀냄새와 섞인, 살짝 끈적한 단백질의 단맛.

그 맛을 잊을 수 없어서, 준혁은 운동량을 늘렸다. 세트 수도, 무게도. 민서가 떠난 뒤로 살이 4kg이나 빠졌지만, 그는 더 큰 덤벨을 들었다. 더 큰 근육을 만들어야 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떠난 이유가 "너무 힘이 들어서"였으니까.

실제 사례: 그녀가 떠난 뒤, 운동화에 숨긴 여자

사례 1: 지영의 머리카락

이화원은 전 여자친구 지영의 머리카락 한 올을 아직도 지갑 속에 간직하고 있다. 떠난 지 2년. 그녀는 단 한 번도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걔는 왜 러닝머신 옆에서만 있었어?" 화원은 매일 새벽 5시, 헬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간다. 지영이 싫어했던 러닝머신 위에서 30분을 뛴다.

그녀가 떠난 이유: "너무 차가워. 땀 냄새도 차가워." 화원은 그 이후로는 러닝머신 위에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다. 대신 한 발 뛸 때마다 지영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땀 냄새도 차가워."

그래서 그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길게 한다. 30분, 때로는 1시간. 하지만 민지는 이미 떠났다.

사례 2: 수진의 냄새

박도윤은 전 여자친구 수진이 좋아하던 블루베리 요거트를 운동 후에 먹는다. 수진이 떠난 이유: "몸만 키우는 것 같아. 내면은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아."

그는 지금도 유산균 넣은 블루베리 요거트를 운동 후에 먹는다. 하지만 이젠 운동량을 늘렸다. 더 큰 근육을 만들어야 했다. 왜냐하면 수진이 떠난 이유가 내면이 작아서였으니까.

근데 정작 커진 건 근육뿐이야.


운동화 안에 숨겨진 집착의 사이즈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별 후 증가하는 운동량은 실은 상실감의 변형된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이건 단순한 상실감이 아니라는 걸.

그녀의 냄새를 계속해서 내 몸에 새기는 짓.

준혁은 이제 아침마다 셰이커를 물로만 헹군다. 그 안에 아무 냄새도 남지 않게. 왜냐하면 민서의 냄새를 기억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정작 기억하는 건 물로 헹군 그 셰이커의 빈 울림이다.

"그녀는 네 근육을 떠난 게 아니야, 너라는 사람을 떠난 거야"

준혁은 어젯밤 꿈에서 민서를 만났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그만해. 네가 만든 근육은 이제 나와 아무 상관없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셰이커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하지만 준혁은 처음으로, 그 안에 물 대신 민서의 목소리를 가득 채웠다.

오늘도 단백질을 마시며, 너는 누구의 냄새를 기억하려 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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