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어떤 종교를 가졌든 상관없어"라고 말했던 그날 밤
그가 루마트라고 불리는 긴 흰 외투를 벗으며 내 침대 끝에 앉았다. 새벽 3시, 그는 20분 후에 호출될 파즈르 기도를 위해 샤워를 하러 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내 방은 바삭바삭한 침묵으로 가득 찼다.
내가 과연 그의 미라지일까. 아니면 그가 내 현실을 벗어나려는 환각일까.
수건을 두른 채 돌아온 그는 침대 옆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이마가 카펫에 닿는 순간, 나는 갑자기 이 장면이 내게는 가장 은밀한 배신처럼 느껴졌다.
욕망은 기도보다 먼저, 죄책감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와의 첫 키스는 라마단이 끝난 후, 이드 기념 파티에서였다. 손님들이 떠난 뒤, 그는 부모님이 돌아오기까지 47분이 남았다고 속삭였다. 우리는 부엌 싱크대 옆, 그의 어머니가 하루에 다섯 번 사용하는 그 자리에서 서로를 삼켰다.
이게 진짜일까, 아니면 단지 금기의 맛 때문일까.
그는 매번 "우리가 결혼하면"이라고 시작하는 말을 꺼냈다. 하지만 나는 그가 결혼을 "우리"가 아닌 "그의" 미래로 말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순간들이 늘어났다. "내 아내는..." "우리 아이들은..." 그 상상 속 여자는 나인지, 아니면 그가 만들어 낸 말할 수 없는 실루엣인지.
두 여자의 이야기, 한 명은 나머지는 그녀
사피아의 일기, 2023년 3월 14일
'오늘 칼리드가 다시 날 만났다. 우리는 다섯 번째 데이트였는데도 아직 내 손을 잡지 않았다. 대신 그는 유럽에서의 삶, 자유로운 여자들, 그리고 그의 남동생이 선택한 "잘못된 길"에 대해 말했다. 나는 그가 자신의 몸을 통제하려는 이유가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안다. 그가 기도복으로 갈아입을 때, 나는 그의 눈이 나를 피하는 걸 봤다.'
레일라와의 마지막 대화, 2022년 12월
루이스 침대 옆에서 레일라는 말했다. "그는 나에게 말했어. '나는 너를 사랑하지만, 나는 내 종교를 버릴 수 없다. 너는 내가 지금까지 가진 모든 것을 부정하게 만든다.' 나는 그때 깨달았지. 우리 사이에 있는 건 사랑이 아니라 상처였다는 걸."
왜 종교는 우리를 이렇게 뜨겁게 만들까
그가 기도 매트를 펼 때마다 나는 그의 몸이 하늘과 지구 사이에서 떠는 것을 봤다. 그 순간, 나는 그가 나에게서 얼마나 멀어지는지를 느꼈다. 그의 신앙은 나에게서 얻을 수 없는 확신을 주었다. 나는 그의 불확실함이었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빼앗긴 것을 찾고 있었던 걸까.
그가 내 머리카락을 만질 때마다 그는 자신이 범죄자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 범죄의 쾌감이 우리를 더욱 서로에게 끌어당겼다. 금기는 우리를 성스럽게 만들었다.
그가 내일도 나를 위해 샤워 시간을 늦출까
오늘 아침, 그는 다시 내 방을 떠났다. 문이 닫히기 전에 그가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그의 머리카락이 젖어 있는 냄새를 맡고 있다.
당신은 그가 지금 기도 중인지, 아니면 이미 당신을 지웠는지 알고 싶은가. 아니면 당신 자신이 믿고 싶은 건, 그가 당신을 위해 하느님과 싸우고 있다는 환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