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불륜 중 엄마가 성형수술 돈 달라고 할 때, 그날의 나는

불륜의 꼬리를 잡고 있던 순간, 엄마가 진료비 영수증을 내밀었다. 사채업자에서 성형외과로 바뀐 그 이유가 내 침대 위에 드러난 남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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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중 엄마가 성형수술 돈 달라고 할 때, 그날의 나는

"아들 씨, 오늘 밤도 오나요?"

채팅방 위로 새 하얀 알림이 떴다. 손등에 머금은 열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렇게 ‘오늘’은 열흘째였다. 침대 시트는 아직 젖어 있고, 우리의 숨소리가 벽지 사이에 껴 있다. 문 앞에 놓인 나의 운동화 끈은 느슨했고, 그의 구두 끈은 단정히 묶여 있었다.

그때 전화 왔다. 엄마였다.

‘배 아래를 도려내는 수술비 320만 원, 오늘까지 넣어야 해. 아들아, 너 때문에…’

나는 한 번도 엄마 배를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보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배와 나의 몸뚱이가 부딪친 날

엄마는 올해 쉰다섯이다. 아빠와 헤어진 뒤 부쩍 가까워진 사이였지만, 우리는 여전히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는 늘 쪼그려 앉아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렸고, 나는 냉장고 문을 열어젖혔다. 그러다가 불현듯 그가 생겼다. 대학 후배, 영진. ‘형수님, 안녕하세요’ 하고 엄마를 부르는 목소리가 귀에 착 달라붙었다.

우리가 손잡고 있을 때, 엄마는 뭘 봤을까.


욕망의 해부

불륜은 ‘알면서도’의 예술이다. 누가 봐도 잘못된 짓이지만, 나는 그 지점을 끊임없이 확인하며 더 깊숙이 파고든다. 영진은 ‘형님’이 아닌 ‘형수’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를 누비는 배신자다. 배신의 두께가 짜릿해진다.

그런데 엄마는 나를 배신했다. 아니, 그녀는 나에게 배신을 요구했다.

‘성형이 죄냐? 나도 여자야.’

엄마의 탄식 속에는 내가 절대 알지 몸직한 욕망이 있다. 아들이 사랑하는 남자를 늙은 여자가, 또 다시, 가져갈 수는 없다는 공포. 아니면 반대로, 아들과 눈이 맞은 남자조차도 자신의 몸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증오.


실제 같은 이야기

사례 1: 미영 씨, 41세 주부

미영 씨는 남편의 7년 째 불륜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매일 저녁 향수를 뿌리고, 침대마다 새 시트를 깔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찾아왔다.

엄마: 여기 50만 원이야. 너희 집 앞 동네 병원으로 갈게.
미영: 무슨 수술이요?
엄마: 가슴이야. 네 남편이 그 애보다 나를 먼저 봤으면 해서.

미영 씨는 아들을 낳고 15년 만에 처음으로 엄마의 가슴을 보았다. 젖꼭지 주변은 검고, 주름이 잡혀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살짝 만졌다. 차가웠다. 그날 밤, 남편은 돌아왔다. 미영 씨는 엄마가 남긴 향수 냄새를 맡으며 물었다.

‘당신, 우리 엄마 좋아해요?’


사례 2: 지후 남편 43세, 희정 아내 39세

지후는 아내 희정이 불륜 중이라는 사실을, 그녀의 휴대폰에 떡하니 남아있던 성관계 영상으로 알았다. 상대는 희정의 전 남자친구였다. 분노의 지후는 이혼서류를 들고 아내를 찾아갔다. 그때 희정의 엄마, 60대 후반의 정숙 씨가 문을 열었다.

정숙: 우리 딸이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대신 저라도…
지후: 뭐라고요?
정숙: 저도 젊은 시절 한 번쯤은 괜찮았거든요. 지금이라도, 누가 봐도 아름다운 여자로.

정숙 씨는 지후에게 20년 전 앨범을 보여줬다. 그녀는 물론 희정과 닮지 않았지만, 지후는 그녀의 서 있던 자세, 미소 짓는 입매에서 아내를 보았다. 그날 이후 지후는 희정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정숙 씨의 연락처를 받았다고 한다. 둘은 아직도 주말마다 성형외과 앞에서 마주친다.


왜 우리는 이것에 끌리는가

불륜과 성형, 두 금기는 하나의 원형을 그린다. 내가 아닌 나를 원하는 시선. 불륜은 연인이 아닌 타인의 몸을 탐하는 것이고, 성형은 타인이 원하는 내 몸을 만드는 것. 엄마가 나에게 요구한 320만 원은 그 시선을 사는 돈이다.

거울 앞에 선 엄마는 누구를 보는가. 아들의 연인? 아들의 반쪽? 아니면 30년 전, 잊혀진 자신의 욕망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날 밤, 영진과 함께였을 때 엄마의 수술비를 떠올렸다. 그 순간, 내가 그를 사랑한다는 느낌이 흔들렸다.

아니, 사랑이 아니라 질투였다. 엄마가 내가 원하는 몸을 가졌다는, 나는 그녀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는.


마지막 질문

당신의 엄마가, 혹은 당신이 된 엄마가, 당신의 연인에게 손을 내밀었다면, 당신은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당신은 그녀를 대신해 그 남자의 침대에 누워 있을까.

그날 밤, 나는 영진의 손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아직도 수술대에 있다. 그녀의 배 위로 새 하얀 붕대가 감겨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붕대를 풀어보았다. 그 아래에는 아직도, 나를 낳았던 상처가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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