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위 눈물 한 방울
"오늘도 너무 예뻐서…" 혜진이 턱받이를 흔들며 웃었다. 24시간 남짓 남은 예식, 우리는 마지막 피팅을 마치고 맥주집으로 향했다.
그날 밤 열둘쯤, 혜진의 남편 주원이 먼저 잠든 사이 나는 새 집 인테리어 사진을 찾으러 그의 노트북을 열었다. 비밀번호가 뭘까 고민하는 찰나, 오늘 아침 주원이 자판을 두드리던 순서가 스쳤다. 0428, 혜진 생일이었다.
화면이 켜지자 바탕화면 한켠에 'Private' 폴더가 반짝였다. 폴더는 잠겨 있지 않았다. 누르는 손가락이 떨렸다.
사진 속 혜진, 그리고 혜지
폴더 안엔 날짜별로 정리된 사진들이 수백 장. 제일 위엔 작년 크리스마스, 우리 집 거실에서 찍힌 사진이 있었다.
혜진은 반바지에 민소매 티만 입은 채 소파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다리 위로 주원의 손이 얼굴 가릴 듯 닿아 있었다. 아니, 손끝은 1cm도 안 되는 틈에서 떨고 있었다. 그 틈이 가장 섬뜩했다.
아래로 내려가자 더욱 은밀한 각도가 이어졌다. 혜진이 샤워 후 타월만 두른 채 거실을 가로지를 때, 그녀가 잠든 방문을 살짝 열고 들여다볼 때, 심지어 그녀가 필리핀 어학연수 떠나기 전날 술에 취해 침대에 엎드려 있을 때.
모두 주원이 찍은 것이었다. 사진마다 파일명은 'HJ_2023_1205.jpg' 같이 정리되어 있었고, 마지막 파일은 우리 결혼식 주간이었다.
'이건 단순한 가족애가 아니야.'
폴더를 닫는 순간, 혜진의 얼굴이 눈앞에서 찌그러졌다. 그녀는 이걸 알고 있을까? 아니면 모른 척하고 있을까?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했다
결혼 전날, 혜진은 나를 부르고 싶다며 한밤중 문자를 보냈다.
죄송해요, 혜진이 방금 또 물었어요.
'언니는 오빠 좋아하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혜진의 방에는 아직도 형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벽 가득 걸려 있었다. 유치원 졸업식, 초등학교 운동회, 피아노 발표회. 주원의 시선은 언제나 혜진에게 꽂혀 있었다.
"우리 오빠, 언니한테 무슨 말했어요?" 혜진이 눈을 반짝였다.
나는 폴더를 봤다고 말할 수 없었다. 대신 "아무것도 안 했어, 너무 예쁘다고만"이라고 둘러댔다.
혜진이 피식 웃었다. "그럼 됐어요. 오빠는 원래 그래요. 언니는 몰라도, 저는…" 말끝을 흐리더니 이불을 뒤집어썼다.
두 번째 사례: 아내가 알게 된 남편의 또 다른 눈
강남구에서 홀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지훈(가명) 씨는 결혼 6개월 만에 아내 수진(가명) 씨에게서 의문의 USB를 받았다.
"내가 너무 궁금해서… 미안해." 수진의 손에 들린 USB 안에는 지훈이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찍은 수진 여동생, 수아의 사진들이 가득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3년 전, 수아가 잠든 모습을 몰래 찍은 영상이었다. 45초 분량의 영상은 지훈의 숨소리가 가득했다.
지훈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는 수아가 대학교 2학년이었어요. 집에 놀러 온 김에… 사실은 제가 먼저 유혹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막상 그 앞에서… 그냴 사진만 찍었죠."
수진은 이혼을 선택했다. 법원에서는 지훈에게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가족 관계 파탄의 책임은 있다"고 판단했다.
금기의 매듭, 욕망의 실타래
왜 우리는 가족의 형제자매에게 마음이 가는 걸까? 정신분석학자들은 이를 '가상적 동거'라 부른다. 한집에서 자란 이성에게 생기는 무의식적 욕망은, 사회적 금기가 덧씌워질수록 오히려 강렬해진다.
주원에게 혜진은 '절대로 손댈 수 없는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간절했을 것이다.
뉴욕대학교 연구팀이 2018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12%가 자신의 여동생이나 사촌 여동생에게 성적 환상을 품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경우는 0.2%에 불과했다. 핵심은 '금기'에 있다. 금기가 있기에, 욕망은 영원히 '욕망'으로 남는다.
혼자 남은 신혼밤
나는 그날 이후 주원과 아직도 같은 침대에서 잔다. 하지만 매일 밤 그는 혜진의 사진을 다시 보는지, 아니면 혜진 본인을 찾아가는지 알 수 없다.
혜진은 3개월 전 결혼했다. 주원은 축사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화장실에서 40분을 보냈다. 나는 그때도 노트북을 열어봤다. 폴더는 사라져 있었다. 대신 바탕화면에 새 폴더 하나가 생겼다. 이름은 'HJ_2024'였다.
내 결혼,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던 걸까?
남편은 나를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나를 통해 혜진을 지켜보려 했던 걸까?
당신의 침실 서랍엔 어떤 사진이 숨겨져 있나
오늘 밤, 당신도 누군가의 눈에서 벗어나 몰래 사진을 찍고 있지는 않은가? 또는 당신의 사진이 누군가의 잠긴 폴더 속에 쌓여 있지는 않은가?
금기는 결코 깨뜨려선 안 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눈을 감아선 안 될 것이다.
당신은 지금, 누군가의 금기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신은 과연 사랑하는가? 아니면 사랑할 수 없는 대상을 대신할 그림자를 품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