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120km 위에서 피어난 욕망, 그녀는 창밖으로 웃었다

고속도로 120km 속도, 좁은 차 안에서 피어난 금기의 욕망. 그녀의 창밖 미소가 남겨둔 반지와 블랙 레이스 속옷을 불태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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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km 위에서 피어난 욕망, 그녀는 창밖으로 웃었다

"시속 120킬로로 달리는데, 네가 문득 창밖을 보고 웃었어."

그녀의 머리카락이 시트에 흩내려 붙었다. 창문 너머로 스쳐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0.3초마다 드러났다가 삼켰다. 나는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손바닥이 뜨거워졌다.

"왜 웃었어?"

그녀는 대답 대신 손가락으로 유리를 톡톡 두드렸다.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한 쌍의 커플이 보였다. 여자가 남자의 목에 팔을 감고 있었다. 그 장면이 1초도 채 머무르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1초를 붙잡고 웃은 것이었다.


뒷자리에 놓인 그녀의 가방

그날 우리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5시간 여정을 끝내고 있었다. 그녀의 짐은 뒷좌석에 던져져 있었다. 속옷 한 벌, 칫솔, 그리고 내가 전 날 선물한 반지가 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 반지는 아직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지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나를 위해 차를 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는 단지 다른 어떤 것에서 도망치려 했던 건 아니었을까. 그녀의 가방은 뒷좌석에서 흔들렸다. 가방이 열려서 속옷이 살짝 보였다. 블랙 레이스였다. 나는 시선을 떼려 했지만 떼지 못했다.

그녀는 그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웃었던 걸지도 모른다.


욕망이 시작되는 지점

고속도로에서 욕망이 시작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갇힌 공간. 속도. 앞으로는 무조건 나아가야 하는 길. 우리는 서로를 선택했지만 동시에 서로에게 갇혔다. 그녀의 창밖 웃음은 이 갇힌 공간의 첫 균열이었다.

나는 그녀가 나를 위해 차를 탔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창밖을 보며 웃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녀는 아직 누군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미소를 훔치고 싶었다. 그 미소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 미소 뒤에 숨겨진 남자를 지우고 싶었다. 욕망은 이렇게 시작된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상상하게 만든 그녀의 머릿속을 강제로 비우고 싶은 충동.


실제처럼 들릴 이야기 두 개

첫 번째 이야기: 지혜의 블랙 드레스

지혜는 나의 여자 친구였다. 우리는 3년째 사귀고 있었다. 어느 금요일 밤, 그녀는 내 차에 올랐다. 인천에서 강릉까지 3시간 반. 그녀는 이날 특별히 차려입었다. 검은색 드레스였다. 목덜미가 드러나는. 그녀는 이 드레스를 입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오늘 특별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녀는 창밖을 보며 계속해서 핸드폰을 확인했다. 메시지가 왔다. 그녀는 웃었다. 나는 물었다. "누구냐"고. 그녀는 대답했다. "그냥 친구"라고. 나는 그 창밖을 바라봤다. 검은 드레스가 가로등 불빛에 번쩍였다. 그녀는 그날 밤 그 드레스를 벗지 않았다. 그대로 잠들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려다가 멈췄다. 그녀의 머리에선 다른 향수 냄새가 났다.


두 번째 이야기: 민서의 붉은 입술

민서는 나의 여자 친구였다. 우리는 6개월째였다. 평택에서 여수까지 4시간. 그녀는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붉은 입술이 부어 있었다. 그녀는 그걸 숨기려고 계속 립밤을 바르려 했지만, 나는 알았다. 그녀는 창밖을 보며 말했다.

"나 외국 갈 거야."

나는 물었다. "누구랑?"

그녀는 말했다. "혼자."

그날 밤 그녀는 창밖으로 보이는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그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내 손을 잡았지만, 그녀의 눈은 계속해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에 내 반지를 끼우려다가 멈췄다.


왜 우리는 이 금기에 끌리는가

고속도로는 현실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이 일시적으로 멈춘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공간에서 서로를 선택했지만, 동시에 서로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더 욕망이 커진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상상하게 만드는 그녀의 머릿속은 우리가 함께 있는 이 순간에도 여전히 다른 곳에 있다.

금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미소를 훔치고 싶은 충동. 그녀의 머릿속에서 나를 지우고 싶은 충동. 그녀의 가슴에 내가 아닌 누군가의 이름을 새기고 싶은 충동. 이 충동은 도덕이나 윤리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우리가 서로를 원하기 때문에 시작된다.


마지막 질문

그녀가 창밖을 보며 웃는 순간, 너는 무엇을 봤는가? 너는 그녀의 미소를 훔치고 싶었는가, 아니면 그녀의 머릿속에서 다른 누군가를 지우고 싶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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