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잘생긴 놈들은 다 개새끼라던데, 왜 또 손이 가는 걸까

그 누구도 입 밖으로 말하기 싫지만, 밤마다 되뇌는 음습한 진실. 잘생긴 놈들은 왜 자꾸만 우리를 부숴버릴까.

잘생김의 저주금기의 욕망연애 심리자기파괴집착의 구조
잘생긴 놈들은 다 개새끼라던데, 왜 또 손이 가는 걸까

"하늘이 준 얼굴인데 뭐가 문제야?"라고 그가 말했다

사무실 회식 끝자락, 희미한 네온 아래에서 그가 웃었다. 강민혁. 192cm의 날씬한 골격 위에 내려앉은 조각 같은 얼굴. 그가 내 앞에 놓인 소주잔을 기울이는 순간, 술이 아니라 나의 마지막 핑계마저 집어삼켰다.

정말로 저 인간이 미친 거 아니야?

내가 술에 취해 말을 놨다고 해도, 그는 한 번도 "아니야"라고 말한 적 없었다. 그저 피식 웃으며, "그래도 니가 또 올 거잖아"고. 마치 이 모든 혼란이 내 책임인양.


그의 눈동자엔 '미안하다'는 말이 없었다

왜 잘생긴 놈들은 모두가 용서해주길 기대할까? 왜 그들은 자신의 몸 하나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을까?

심리학 연구들이 말한다. _외모지향적 자기애_라고. 하지만 그런 딱딱한 용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그들이 풍기는 죄의식 없음.

얼굴 좋은 놈들은 죄책감이 없다. 아니, 있을 필요가 없다. 유년기부터 봐왔을 테니까. 선생님도, 부모님도, 친구들도 모두가 그들이 저지른 실수를 미소 하나로 덮어주곤 했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아프지 않아. 아프게 만드는 법만 알 뿐이야.


수진이가 말했다: "그는 내 인생의 첫 파국이었어"

수진, 29세, 디자이너. 그녀의 첫 파트너는 바로 '그'였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 정현우.

아니, 사실은 우연이 아니었어. 
나는 일부러 그가 자주 앉는 쪽 테이블로 갔고,
그는 알고 있었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첫 데이트는 그의 기숙사였다. 문을 열자마자, 그는 말했다. "이미 누군가와 자고 온 네 얼굴이 너무 예뻐서 미안하다"고. 수진은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말이 왜 그렇게 달콤하게 들렸는지를

정현우는 늘 다른 여자들과 연락하고 있었다. 수진의 카카오톡엔 "야, 너랑 나랑은 진짜 아니지?"라는 메시지만 수백 개가 쌓여갔다. 그녀는 그의 눈빛 하나에 모든 걸 용서했다.

"아니, 사실은 용서한 게 아니고..." 수진이 말을 잇는다.

용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그냥 그가 미워질 수가 없었던 거야. 내가 미워지는 게 더 두려웠나 봐.


준호의 이야기: "그는 나를 깨뜨린 다음, 조각조각 나를 모아 다시 만들었어"

준호, 31세, 프로그래머. 그의 첫사랑은 남자였다. 박재민. 클럽에서 처음 본 순간, 준호는 숨을 멈췄다. 재민은 익숙한 듯 낯선 사람에게 키스를 했고, 준호는 그 장면을 몇 시간이고 떠올렸다.

재민은 준호에게 접근했다. "너, 처음이지?"라고. 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재민은 준호의 손목을 잡고 클럽 뒷골목으로 끌고 갔다.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준호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재민은 이미 다른 사람의 품에 있었다. "아, 너? 뭐 나도 처음엔 다 그래"라며 웃었다.

준호는 그 뒤로도 재민을 찾아갔다. 일주일에 두 번, 때로는 세 번. 재민은 준호에게 점점 더 모욕적인 말을 건넸다. "너랑 자는 건 별로 안 떨려", "너 같은 애들은 딱 한 번이면 질려버려야지".

그런데도 준호는 갔다. 왜냐하면, 재민이 문득 던지는 "I miss you" 한 마디가 너무 달콤했으니까.

그건 사랑이 아니었어. 마약이었어.


우리는 왜 이 파국에 끌리는가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도파민 중독의 루프'**라고 부른다. 아름다운 얼굴은 우리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한다. 그 자극은 마치 슬롯머신처럼 불규칙하게 온다. 이따금씩 주는 보상은 우리를 더욱 미치게 만든다.

하지만 여기엔 더 깊은 어둠이 있다.

우리는 자기 파괴를 사랑하는가? 아니면 파국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은가?

잘생긴 놈들은 우리에게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달린다. 자신이 특별하다는 착각, 언젠가는 그의 진심을 얻을 거라는 환상.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건, 그를 얻는 게 아니라. 스스로 부서지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직도 당신은 그를 웃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가

오늘 밤, 당신도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열어보았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라는 마음으로.

그러나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아는가?

혹시 당신은 그가 아니라, 스스로를 부숴버리고 싶은 건 아닐까?

그렇다면 왜 아직도 당신의 손은 그의 프로필을 향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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