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망치가 할머니의 허벅지 사이에 끼워졌을 때, 방 안 공기가 쪼그라들었다. 손잡이는 녹슨 채 따끈했다. 그녀는 목욕 가운을 걷어올려 쇠덩이를 더 깊이 밀어넣었다. 망치 끝의 무게가 살 안으로 파고들자 턱이 떨렸다—누가 봐도 연인의 자지를 삼키는 자세였다.
"죽은 놈이 살아 있던 날보다 더 뜨겁네."
할머니는 속삭였다. 혀끝이 쇠를 스치는 소리가, 제일 먼저 달가워진 것은 혀였다. 망치를 움켜쥔 손에 굳은살이 껍질처럼 박혀 있었다. 65세부터 92세까지, 그 손은 매일 밤 이 쇳덩어리를 움켜쥐었다. 남편이 떠난 1997년 이후.
밤 2시 47분.
창밖엔 아무 빛도 없었다. 할머니는 망치를 이불 속으로 끌어당겼다. 이불이 휘몰아치며 허공을 가르면, 남편의 숨결이 손끝에 닿았다. 그는 살아 있을 때도 철공소에서 끝까지 망치만 붙들고 있었다. 쇳소리와 함께 땀방울이 튀던 남편의 팔뚝을, 할머니는 지금도 혀끝으로 만질 수 있다고 믿었다.
"오늘도 다리가 아파."
그녀는 말했다. 대답은 없었다. 대신 망치가 천천히 굴러 내려가 그녀의 발목을 툭툭 두드렸다. 뼈마다 울리는 떨림이 남편의 손톱이었다. 할머니는 무릅을 세우고 망치의 손잡이를 자신의 가슴에 비벼 댔다. 젖꼭지 대신 쇳결—가슴에 닿는 차가움이 몸을 꼿꼿하게 만들었다. 숨이 거칠어질수록 망치는 무게를 더했다.
"이젠 네가 나를 누르는구나."
1997년 8월 14일, 새벽 4시 12분.
남편은 간호사의 손을 놓고 눈을 감았다. 장례식장에서 할머니는 유골함 대신 남편의 망치를 품에 안았다. 아들이 "그게 뭐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아들은 눈을 흘겼고, 딸은 시신 옆에서 울음을 참았다. 그들은 모두 할머니를 두고 말했다.
마음이 병든 거다.
할머니는 말했다. "나도 그래."
그날부터 방문을 걸어 잠갔다. 나가는 건 배달부뿐, 들어오는 건 죽은 남편의 냄새뿐이었다. 어느 날 새벽, 그녀는 망치를 이마에 대고 누웠다. 쇠의 차가움이 머리카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눈을 감자, 남편이 머리를 쓰다듬는 것처럼 무게가 퍼졌다.
"여기서 죽으면, 네가 데리러 올까?"
98년 겨울, 전주역.
할머니는 남편의 망치를 들고 기차를 탔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나지막이 얼어붙은 들이 보였다. 그녀는 망치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손가락 하나를 손잡이 구멍에 넣었다. 끝까지 들어가자, 손가락 끝이 망치 속 남편의 손끝과 닿았다. 기차는 미끄러지듯 서 있었다. 할머니는 망치를 들어 창문에 대었다.
쾅.
유리가 금이 갔다. 승무원이 다가왔다. 할머니는 말했다.
"죽은 애인 잡으러 가는 길이야."
2024년 6월 2일, 오늘.
할머니는 안경을 벗고 망치를 바라봤다. 손잡이 끝에 남은 남편의 지문이 아직 선명했다. 그녀는 자신의 젖꼭지를 망치의 끝에 가져다 댔다. 쇠의 차가움에 젖꼭지가 서걱였다. 살결 위로 쇳가루가 묻었다. 할머니는 망치를 천천히 아래로 밀어 넣었다. 다리 사이로 망치가 들어가자, 그녀는 눈을 감았다. 남편이 살아 있던 날, 처음으로 망치를 잡았던 날의 떨림이 아랫배를 타고 올라왔다.
"아직도 네가 떠나질 않아."
그녀는 망치를 꼭 끌어안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망치가 그녀의 가슴을, 배를, 허벅지를 두드렸다. 두드릴 때마다 살이 울렸다. 남편의 숨결이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그녀는 망치를 입에 넣었다. 쇠의 맛이 침과 섞여 들어갔다. 혀끝으로 망치의 끝을 받쳐 올렸다. 눈을 감자, 남편이 혀 위로 올라와 있었다.
새벽 3시 21분.
할머니는 망치를 자신의 음부에 가져다 댔다. 쇠의 차가움이 따끔거렸다. 그녀는 망치를 천천히 움직였다. 위로, 아래로, 위로—남편이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은 리듬이었다. 숨이 멎을 듯이 차올랐다. 망치가 떨림을 전할수록 그녀의 몸은 뜨거워졌다. 마지막 두드림에, 그녀는 남편의 이름을 불렀다.
"최영수."
아침 7시 12분.
할머니는 망치를 베개 밑에 넣고 누웠다. 눈을 감자, 남편이 자신의 머리맡에 앉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망치의 손잡이를 잡았다. 오늘도, 그녀는 살아 있었다. 망치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러나 차가움마저도 남편의 체온이었다. 할머니는 속삭였다.
"내일도, 이 망치로 나를 눌러줘."
외침
누군가는 묻겠지. 왜 죽은 사람 대신 남은 쇳덩어리를 품느냐고. 할머니는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망치를 들고 방문을 걸어 잠근다. 새벽이면, 그녀는 망치를 자신의 몸 안 깊숙이 넣는다. 그곳에서 남편은 숨을 쉰다. 그 숨결 위로, 할머니는 살아가고 있다. 그녀가 죽는 날, 망치도 함께 묻힐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남편은 다시 살아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