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형이 아내의 젖꼭지를 핥던 밤, 나는 그의 눈 속 담배 연기를 마셨다

형이 아기를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에게서 태어나지 못할 또 다른 아이를 숨기게 되었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불가능한 사랑과 책임의 경계를 걷는 17금 가족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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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직 아이를 원하지?”

형이 불어준 담배 연기가 내 목구멍으로 들어왔다. 차 안은 온통 그의 숨으로 가득했다. 조수석에 앉은 형의 손가락은 아내 젖꼭지를 핥던 그 순간을 그대로 떠올리며 떨렸다. 그날 우리는 병원 주차장에 멈춰 있었다.

“우리 아기, 필요 없어.”

형의 목소리는 담배를 끊긴 지 3년 만에 다시 생긴 거칠기로 번쩍였다. 뒷좌석에 앉은 나는 문 손잡이를 꽉 쥐었다. 손바닥에 맺힌 땀은 형이 아내 품에 머리를 파묻던 모습을 지우지 못했다.


형의 젖꼭지

형수는 아직 마취에서 깨지 않았다. 아기는 겨우 나흘 전, 아내 젖꼽지를 탐하듯 입에 물었다. 형은 초점 없이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러다 갑자기 아내의 가슴에 고개를 숙였다. 아기 대신, 자신이 젖꼭지를 집어삼켰다. 아내는 놀라서 눈을 흘겼지만, 형은 입을 떼지 않았다. 유리창 너머로 보던 나는 그 장면을 숨죽여 지켜봤다.

형은 아내 젖꼭지를 핥으며 속삭였다.

“이거 내 거야. 아기한테 주지 마.”


아직 사랑받고 싶은 아이

형은 다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창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살짝 틈만 내놓고. 불꽃이 타오르는 순간, 형이 말했다.

“너도 아직 아이를 원하지?”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형이 피우던 담배를 처음으로 빼앗아 피웠던 17살 여름이 떠올랐다. 형은 그때도 이렇게 말했다.

“우리 둘만 알게. 이건 형제끼리의 비밀이야.”

형제의 비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학교 2학년, 형이 여자친구를 소개하던 날도 그랬다. 나는 여자친구가 아니라 형의 손에 꽂힌 반지를 봤다. 그날 밤, 형은 나에게 전화했다.

“너 없이는 결혼할 수 없어.”


아기, 혹은 경쟁자

형은 이번에는 아내의 젖꼭지를 핥으며 말했다.

“이 아이는 나를 끝내게 만들어.”

아기는 아내의 몸을 먹어갔다. 가슴은 아기에게만 있었고, 배는 아기의 자리로 변했다. 형은 아기에게서 아내를 빼앗긴 느낌이었다. 그래서 형은 아기를 경쟁자로 봤다. 아기는 사랑이 아니라, 책임이었다. 그리고 책임은 사랑받고 싶은 아이로 남아 있는 형을 끝내는 것이었다.


진우 씨와 보라 씨, 그리고 세 번째 사례

진우 씨는 서른일곱, 대기업 디자인팀 팀장이었다. 아내 보라 씨는 같은 회사 마케팅팀. 둘은 결혼 6년 만에 첫 아이를 가졌다. 보라 씨는 임신 7개월째 되던 날, 진우 씨가 퇴근 후 술을 마시고 들어와 말했다.

“아기는 네가 원하는 거니까, 네가 키워. 나는 집에 안 들어갈게.”

그날 이후 진우 씨는 샤워가운을 입고 보라 씨의 임신 복부를 보며 울었다. 그리고는 다시 나갔다. 언제나 그랬다. 집에 들어오면 복부를 만지고 울고, 나가면 연락이 끊겼다. 보라 씨는 말했다.

“그가 아기를 두려워해요. 아기가 태어나면 자기가 죽는다고 생각해요.”

진우 씨는 처음으로 아내를 배신자로 봤다. 아기를 낳는 순간, 아내는 더 이상 ‘그의 여자’가 아니라 ‘아기의 엄마’가 되었다.

민정 씨는 남편 성재 씨와 결혼 3개월 만에 임신했다. 성재 씨는 처음부터 아기를 원하지 않았다.

“우리 둘만의 시간이 더 있어야 해.”

민정 씨는 이 말을 믿었다. 하지만 임신 테스트기 두 줄이 나온 순간, 성재 씨는 민정 씨를 집에 두고 나갔다. 그리고는 다시는 들어오지 않았다. 민정 씨는 혼자 병원을 다니며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었다. 그리고는 결국 유산을 선택했다. 성재 씨는 돌아왔다. 민정 씨의 복부가 평평해진 걸 보고 안았다. 그리고 말했다.

“이제 다시 우리 둘만이야.”


형과 나, 그리고 태어나지 못한 아이

형은 아기를 포기했다. 아내는 형과 이혼했다. 아기는 입양됐다. 가족은 끝났다. 형은 이제 나 혼자만의 형이 아니다. 그는 누군가의 전 남편이고, 아기의 친아빠이고, 우리 가족사의 끝자락에 남은 이름이다.

나는 아직도 그날을 떠올린다. 담배를 뻑뻑 문 형의 눈빛. 그 눈빛이 너무 맑아서. 그리고 그 눈빛 속에서 나는 또 다른 아이를 봤다. 형과 나 사이에 태어나지 못한 아이. 그 아이는 형이 아내의 젖꼭지를 핥던 밤, 형의 눈 속 담배 연기를 마신 나였다.


마지막 질문

당신은 사랑과 책임 사이에서, 언제쯤 아기 대신 자신을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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