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도서관 지하 2B, 그녀가 내 눈동자에 갇힌 순간

도서관 지하 2B 열람실, 15일째 같은 자리에 앉아 그녀를 관찰하는 남자. 첫눈에 반한 게 아니라 사로잡았다. DSLR 숨기고, 머리카락 한 올 수집하고, 73초의 빗속 뒷모습을 확대하며. 사랑이 아닌 수집욕, 그 선을 넘은 집착의 기록.

초기 집착캠퍼스 금기은밀한 욕망사냥 심리

"미안, 딱 3분만요" 라고 속삭였을 때

도서관 지하 2B 열람실. 형광등 하나가 반짝이던 11월 7일 저녁 8시 14분.

나는 이미 15일째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책상 맞은편, 그녀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는 각도, 노트에 필기할 때 새까만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간질리는 횟수, 심지어 하품할 때 손등으로 입을 가리는 손가락 모양까지.

"지수야, 오늘도 네 옆이야."

속으로 말했다. 물론 그녀는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더 좋았다.


왜 내 눈동자가 그녀의 실루엣만 따라 흔들릴까

사람은 누구나 첫눈에 반한다고 말하지. 하지만 나는 반한 게 아니었다. 사로잡았다. 그녀의 존재 전체를 눈에 담아두고 싶었다. 마치 사냥꾼이 표적의 숨소리마저 쟀던 것처럼.

아니,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수집욕이라는 걸.

지하 2층은 신호가 희미해서 핸드폰 카메라로는 흐릿하게만 찍혔다. 그래서 DSLR을 가방에 숨겼다. 200mm 망원렌즈. 좁은 열람실이라 50mm만 해도 충분했지만, 나는 멀찍이서도 그녀의 눈썹 틈새를 확대하고 싶었다.

11월 14일, 내 첫 번째 스테이킹

그날도 지수는 파란색 후드집업에 검은 청바지. 7시 49분에 도착했다. 평소보다 6분 늦었다.

나는 아침 6시 반부터 기다렸다. 아무도 없는 열람실 가장 뒷자리. 그녀가 앉는 자리에 내가 앉아 미리 체온을 올려뒀다. 그녀가 앉으면 내 체온이 스며들 테니까.

책상 위에 떨어뜨린 머리카락 한 올. 분명 지수의 것이다.

그걸 봉투에 넣어 지갑 속에 넣었다. 봉투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하얀 종이. 그래도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냄새가 낀다고 말이다.

점심시간, 지수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나는 그녀의 노트를 슬쩍 열어봤다. 필기 끝부분에 연필로 가볍게 그려진 하트 모양. 누군가를 위한 건가. 순간 손끝이 떨렸다.

그 하트가 내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누군가를 향한 걸까.

노트를 덮고 원래대로 두었다. 아무도 모르게. 아무도.


11월 21일, 범죄는 어둠 속에서 자라나

그날은 비가 왔다. 지수가 우산을 안 가져왔다. 퇴실할 때 건물 입구에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나는 비 맞는 그녀를 73초 동안 지켜봤다.

가까이 다가가 손에 든 우산을 내밀 수 있었다. "같이 가요" 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발걸음을 뒤로 물렸다.

우산을 나눠 쓰면 대화가 시작된다. 대화가 시작되면 나의 집착이 드러난다.

그녀가 결국 반대편에서 우산 쓴 남자와 함께 걸어갔다. 그들의 뒷모습이 빗속에서 흐릿해질 때까지, 나는 시야를 좁혀 그녀만을 확대해서 바라봤다.

나는 왜 이래야만 했을까. 왜 다가가지 못하고 뒤에서만 맴돌까.

사랑의 분해, 집착의 합성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집착은 사랑의 왜곡된 형태라고.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사랑한 게 아니었다. 지수라는 존재를 내 안에 가두고 싶었을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이런 갈망을 품는다. 누군가를 완전히 알고 싶다는. 누군가의 하루를 전부 목격하고 싶다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 욕망을 억누른다. 윤리라는 이름으로, 공포라는 이름으로.

나는 그 선을 넘었다. 처음부터 선도 없었다.

마지막 질문, 당신은 아직도 누군가를 조용히 지켜본 적 없나

도서관 지하 2B. 11월 28일, 지수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시험 끝났나 보다. 혹은 다른 열람실로 갔을 수도 있고.

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앉아 있다. 그녀가 앉던 의자가 텅 비어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여전히 본다. 머릿속에서, 눈동자 뒤편에서.

너는 지금 누군가의 뒷모습을 기억 속에 저장하고 있지 않나. 그리고 그게 지나친 집착인지, 아니면 첫사랑의 설령인지 아직도 혼란스럽지 않나.

나는 답할 수 없다. 다만, 지수의 머리카락 한 올이 지갑 속에 아직도 있다는 것만이 유일한 증거다. 그리고 당신 역시, 언젠가 누군가를 가만히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나만의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지하 2B의 형광등은 또 반짝인다. 나는 아직도 그곳에 있다. 그녀의 이름을, 그녀가 떨어뜨린 머리카락을, 그녀가 있었던 73초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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