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6년 차 연인의 첫 키스는 이미 누군가의 목 뒤에서 시작되었다

당신이 믿던 6년, 그녀는 처음부터 당신 등 뒤에서 시작된 키스를 숨기고 있었다. 믿음과 배신 사이, 우리가 진짜 사랑한 건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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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차 연인의 첫 키스는 이미 누군가의 목 뒤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널 처음 본 순간, 네 뒤에서 키스하고 있던 남자를 떠올릴 때마다 몸이 떨려.”

재훈은 차가운 맥주 캔을 입에 대고 속삭였다. 2년 전 결혼 약속을 나눈 뒤 처음으로 마주 앉은 테이블. 연애 6년 차, 이제는 ‘우리’라는 말이 더 이상 설레지 않던 밤.


그녀가 처음 시작된 곳

첫 키스는 내가 아닌, 내 친구 민규의 목 뒤에서 시작됐다. 단정한 셔츠 칼라 너머로 살짝 떨리던 숨결이 새어 나왔다고 민규는 말했다. 그날 민규는 다이어리 한 쪽을 뜯어 그날의 시작을 적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결코 전하지 않았다.

재훈은 우연히 4년 만에 그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10월 12일, 지은이랑 첫 키스. 뒷좌석에서. 재훈이 등 돌리고 있을 때.’

그날의 실내는 아직도 선명하다. 민규의 은색 봉고3은 대학 후문 골목에 세워져 있었다. 에어컨 대신 조금 열린 창문으로 들어온 건 레인 머스크 뒤집어 쓴 담배 냄새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윤종신의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였다. 뒷좌석 가죽 시트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두 사람의 숨결이 닿는 순간 뜨거웠다.

그날 이후로 재훈은 지은이 자고 있을 때마다 그 뒷좌석을 떠올렸다. 자기가 아닌 누군가에게 처음 맛보인 입술. 그리고 6년 동안 그 사실을 숨겨온 지은의 눈.


숨겨진 시작의 무게

재훈은 점점 지은이 민규를 볼 때마다 눈을 피했다. 민규는 여전히 모임에 나왔고, 지은은 여전히 민규에게 웃었다. 그 웃음이 재훈에게는 지은이 민규의 목 뒤에 남긴 키스의 잔상처럼 보였다.

“야, 너희 첫 데이트 어땠어?” 누군가가 물었다. 지은이 먼저 대답했다.
“영화관 앞에서 처음 봤죠.”

재훈은 속으로 웃었다. 영화관 앞이 아니라, 민규의 뒷좌석이었다. 그녀는 그날의 시작을 지워버렸다. 아니, 지운 게 아니라 자기 머릿속에서만 지웠다. 진실은 민규의 다이어리에 여전히 살아 있었다.


두 번째 이야기: 새로 시작된 뒷자리

나는 32살, 수진. 5년 연애 끝에 헤어진 뒤 만난 남자는, 역시 이미 누군가와 있었다. 그 역시 나를 만나기 직전, 다른 여자의 뒷좌석에서 키스하고 있었다고 했다.

“나도 처음엔 미안했어. 네가 그 앞에 앉아 있을 때, 나는 다른 사람의 목을 만지고 있었거든.”

그가 말했다. 말하면서도 그는 내 손을 꼭 잡았다. 마치 그 순간을 되돌릴 수 없기라도 한 것처럼.

수진은 그날 이후로 그 남자의 뒷좌석을 떠올렸다. 그의 차 안에서, 자기가 아닌 다른 여자가 먼저 그의 목을 물었던 순간. 그리고 그는 그 여자의 뒷좌석에서 나를 만났다.


왜 우리는 뒷자리의 시작에 매달리는가

배신은 단순한 완전한 거짓이 아니다. 배신은 시작점에서의 부정이다. 첫 키스, 첫 눈빛, 첫 숨결이 누구에게 주어졌는가. 우리는 그 시작점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관계는 시작점에서만 절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훈은 몇 번이고 지은이에게 물었다.

“니가 나를 처음 본 순간, 너는 민규 목 뒤에 있었잖아.”

지은은 대답했다.

“그래도 나는 지금 너랑 있잖아.”

하지만 재훈은 알았다. 지금이 아니라, 그 시작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작점에서 누군가는 이미 배신당했다. 그리고 그 배신은 아직도 지은이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마지막 질문

당신이 믿던 6년, 사실 1초도 당신 앞에 있지 않았던 걸 알고도, 당신은 그녀의 뒷좌석에서 시작된 사랑을 계속 끌어안을 수 있을까? 당신은 과연 과거의 뒷좌석보다 지금의 앞좌석이 더 크게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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